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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진행을 떠안은 교육 담당자에게 — 강의가 아니라 결론을 끌어내는 퍼실리테이션 기법

워크숍 진행은 강의와 다릅니다. 진행자는 결론을 갖지 않고 질문·구조·시간으로 참석자가 스스로 결론에 닿게 합니다. 의뢰자와 합의할 것, 발산→수렴 아젠다, 당일 질문과 수렴 도구, 어려운 순간 대응, 결과 정리까지 교육 담당자 관점으로 정리했습니다.

워크숍 진행을 떠안은 교육 담당자에게 — 강의가 아니라 결론을 끌어내는 퍼실리테이션 기법
워크숍 진행자의 자리는 교단이 아니라 벽면 옆입니다. 답을 말하는 대신, 참석자의 답이 붙을 자리를 비워 둡니다.

워크숍 진행(퍼실리테이션, facilitation)은 내용을 전달하는 강의와 달리, 진행자가 결론을 갖지 않고 질문·구조·시간으로 참석자가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준비의 대부분은 당일 진행 기술이 아니라, 이 자리의 목적과 끝났을 때 남길 산출물을 먼저 정하는 설계에 있습니다.

장면은 대개 이렇게 옵니다. "다음 달 전략 워크숍 진행 좀 맡아 줘." "팀 회고 한번 돌려 줄 수 있어요?" 평소 강사를 섭외하고 교육장을 잡던 교육 담당자에게, 이번에는 직접 앞에 서라는 요청이 떨어집니다. 대부분 강의 준비하듯 슬라이드부터 엽니다. 그런데 이 자리는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참석자에게서 결론을 끌어내는 자리입니다.

이 글은 워크숍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처음 맡은 교육 담당자가 설계 → 당일 진행 → 어려운 순간 → 끝맺음과 사후 순서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입니다. 대관이나 준비물 같은 운영 물류가 아니라, 진행 기술에 집중합니다.

강의와 퍼실리테이션, 무엇이 다른가

같은 교육장에서 같은 사람들 앞에 서도, 강의와 워크숍 진행은 해야 할 일이 거의 반대입니다. 강의에 익숙한 담당자일수록 이 차이를 먼저 몸에 붙여 두는 것이 좋습니다.

[표 1] 강의와 워크숍 진행(퍼실리테이션)의 차이
구분강의워크숍 진행
결론은 누구 것인가강사가 미리 가지고 들어온다참석자가 그 자리에서 만든다. 진행자는 결론을 갖지 않는다
진행자의 역할설명하고, 예시를 들고, 질문에 답한다질문을 던지고, 순서와 시간을 관리하고, 나온 말을 보이게 정리한다
주로 말하는 사람강사참석자. 진행자는 짧게 묻고 오래 듣는다
준비의 중심슬라이드·교안·예시목적 한 문장·산출물·질문 목록·시간표
성공 기준참석자가 내용을 이해했는가참석자가 합의한 산출물이 남았는가, 다음 행동이 정해졌는가
실패의 모습전달이 안 되거나 지루하다좋은 이야기만 오가고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는다, 또는 진행자가 답을 정해 두고 끌고 간다

마지막 줄이 핵심입니다. 워크숍 진행이 실패하는 모습은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 끝나는 것, 다른 하나는 진행자가 강의하듯 결론을 밀어붙이는 것입니다. 앞의 것은 설계가 부족해서, 뒤의 것은 강의 습관이 남아서 생깁니다. 강의 기술 자체가 궁금하다면 사내강사 제도 운영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준비의 대부분은 당일 전에 끝난다

워크숍 설계 순서 다섯 단계 워크숍 준비를 다섯 단계로 보여 주는 가로 흐름도. 첫째 목적 한 문장으로 왜 모이는지 정하고, 둘째 산출물로 들고 나갈 것을 정하고, 셋째 참석자와 결정 권한으로 정할 수 있는 범위를 확인하고, 넷째 아젠다를 발산에서 수렴으로 배치하고, 다섯째 당일 진행에서 질문과 구조와 시간을 운영한다. 앞의 네 단계는 당일 전에 끝나는 설계이고 마지막 단계만 당일에 일어난다. 워크숍 설계 순서 — 슬라이드보다 먼저 정할 것 ① 목적 한 문장 왜 모이는가 ② 산출물 들고 나갈 것 ③ 참석자·권한 정할 수 있는 범위 ④ 아젠다 발산→수렴 배치 ⑤ 당일 진행 질문·구조·시간 당일 전에 끝나는 설계 당일

워크숍을 처음 맡으면 아젠다표부터 만들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아젠다는 네 번째 순서입니다. 그 앞의 세 가지가 흐리면, 아무리 잘 짠 아젠다도 당일에 "그래서 오늘 뭘 정하는 거예요?"라는 질문 하나에 무너집니다.

의뢰자와 합의할 네 가지

워크숍을 맡긴 사람(의뢰자)은 대개 본부장이나 팀장입니다. 이분과 짧게라도 따로 앉아 아래 네 가지를 말로 확인하고, 확인한 내용을 메일로 한 번 더 남겨 둡니다.

[표 2] 워크숍 전에 의뢰자와 합의할 네 가지
합의할 것의뢰자에게 던질 질문흐리게 두면 생기는 일
목적 한 문장"이 워크숍이 끝나면 무엇이 달라져 있어야 하나요?"참석자마다 다른 기대를 들고 와서 이야기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산출물"끝났을 때 손에 쥘 것은 무엇인가요? 우선순위 목록인가요, 실행 계획인가요, 아이디어 모음인가요?"논의는 풍성했는데 가져갈 것이 없다
참석자"이 결정에 꼭 목소리가 들어가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빠지면 나중에 뒤집힐 사람은요?"정작 실행할 사람이 빠져서 결정이 현장에서 멈춘다
결정 권한"이 자리에서 정할 수 있는 것과 정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참석자가 공들여 정한 것을 다음 주에 윗선이 뒤집어 신뢰가 깨진다

네 번째가 가장 자주 빠지고, 빠졌을 때 피해가 가장 큽니다. 예를 들어 조직문화 워크숍에서 "예산이 드는 제도는 이 자리에서 정하지 않는다. 제안까지만 한다"고 미리 정해 두면, 참석자는 헛된 기대 없이 논의하고 진행자는 결론을 과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할 수 없는 것은 숨기지 말고 당일 시작할 때 참석자에게 그대로 말합니다.

목적 한 문장은 짧을수록 좋습니다. "하반기 우리 팀이 멈출 일 세 가지를 정한다"처럼 동사로 끝나는 문장이 좋고, "소통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 형성"처럼 명사로 끝나는 문장은 산출물이 보이지 않아 위험합니다.

아젠다는 발산에서 수렴으로 흐르게 짠다

목적과 산출물이 정해지면 아젠다는 한 방향으로 흐르게 배치합니다. 먼저 의견을 넓게 꺼내고(발산), 그다음 기준을 세워 좁힙니다(수렴). 이 흐름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그림이 샘 케이너(Sam Kaner)가 『Facilitator's Guide to Participatory Decision-Making』에서 제시한 참여적 의사결정 다이아몬드입니다.

발산에서 혼란 구간을 거쳐 수렴으로 가는 워크숍 흐름 샘 케이너의 참여적 의사결정 다이아몬드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도식. 왼쪽 끝의 질문에서 시작해 의견이 넓게 퍼지는 발산 구간, 이견이 부딪히며 혼란스러운 가운데의 혼란 구간(groan zone), 기준을 세워 좁혀 가는 수렴 구간을 거쳐 오른쪽 끝의 산출물에 도달한다. 발산 구간에서는 개인 작성, 소그룹, 전체 공유로 판단을 미루고 양을 늘린다. 혼란 구간은 이견이 드러나는 정상적인 구간이며 진행자는 서두르지 않는다. 수렴 구간에서는 묶기와 도트 투표로 기준을 세워 좁히고 결정한다. 발산 → 혼란 구간 → 수렴 넓힌다 부딪힌다 좁힌다 발산 혼란 구간 (groan zone) 수렴 질문 산출물 개인 작성 → 소그룹 → 전체 판단은 미루고 양을 늘린다 이견이 드러나는 정상 구간 진행자는 서두르지 않는다 묶기 → 도트 투표 → 결정 기준을 세우고 좁힌다 샘 케이너(Sam Kaner)의 참여적 의사결정 다이아몬드를 바탕으로 재구성

이 모델이 담당자에게 주는 교훈은 두 가지입니다.

  • 발산과 수렴을 같은 시간에 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꺼내는 순간에 "그건 예산이 안 돼요"라는 평가가 붙으면, 다음 사람은 입을 닫습니다. 꺼내는 시간과 고르는 시간을 아젠다에서 분리합니다.
  • 가운데의 혼란 구간은 정상입니다. 케이너는 이 구간을 그로운 존(groan zone), 즉 끙끙대는 구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의견이 부딪히고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 들 때 진행자가 불안해서 서둘러 결론을 내 주면, 참석자는 그 결론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시간 배분은 수렴과 마무리에 넉넉히 둡니다. 처음 진행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발산을 길게 잡고 수렴을 끝에 몰아넣는 것입니다. 그러면 포스트잇은 벽을 가득 채웠는데 고를 시간이 없어, 결국 의뢰자가 즉석에서 골라 주는 모습으로 끝납니다. 아젠다표에는 각 순서마다 "이 순서가 끝나면 무엇이 벽에 남아 있어야 하는가"를 한 줄씩 적어 두면, 당일 시간이 밀릴 때 무엇을 줄일지 판단하기 쉽습니다.

물류는 한 단락이면 충분합니다. 참석자가 서로 얼굴을 보도록 테이블을 배치하고, 포스트잇과 굵은 펜, 도트 스티커, 벽에 붙일 전지, 그리고 "주차장"이라고 적은 전지 한 장을 따로 챙깁니다. 대관·리허설 같은 세부 운영은 집합교육 운영과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당일, 여는 방식이 절반이다

워크숍의 처음 몇 분은 인사말이 아니라 계약을 맺는 시간입니다. 진행자는 아래 세 가지를 소리 내어 말하고, 벽에도 붙여 둡니다.

  1. 목적 한 문장 — 의뢰자와 합의한 그 문장을 그대로 읽습니다. 의뢰자가 직접 말해 주면 더 좋습니다.
  2. 오늘의 산출물 — "오늘 끝날 때 이 벽에 우선순위 세 개와 담당자가 붙어 있을 겁니다"처럼 눈에 보이게 말합니다.
  3. 규칙과 범위 — 오늘 정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발언 규칙, 주차장 사용법을 알립니다.

여기서 진행자가 자기 소개를 길게 하거나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하면, 참석자는 곧바로 "강의 듣는 모드"로 들어갑니다. 진행자는 자기 역할을 한 문장으로만 말합니다. "저는 오늘 결론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분이 결론을 내도록 순서와 시간을 챙기는 사람입니다."

좋은 질문은 답의 방향이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연다

진행자의 가장 중요한 도구는 질문입니다. 닫힌 질문은 "예/아니오"나 정해진 답을 부르고, 열린 질문은 참석자의 경험과 판단을 꺼냅니다. 질문은 당일 즉석에서 만들지 말고 아젠다 순서마다 미리 적어 갑니다.

[표 3] 닫힌 질문과 열린 질문 예시
장면닫힌 질문 (피한다)열린 질문 (쓴다)
현황 꺼내기"지금 협업이 잘 안 되죠?""최근 협업이 막혔던 순간을 하나만 떠올려 보시면, 무슨 일이 있었나요?"
원인 찾기"결국 보고 체계 문제 아닌가요?""그 순간을 만든 조건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이디어 내기"회의를 줄이면 어떨까요?""다음 분기에 우리가 그만둘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좁히기"이걸로 가도 되죠?""이 중에서 효과는 크고 우리 권한 안에 있는 것은 어느 것인가요?"
실행 정하기"다들 동의하시죠?""이걸 월요일에 시작한다면 첫 번째로 누가 무엇을 하나요?"

닫힌 질문 칸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진행자의 답이 질문 안에 들어 있습니다. 강의에 익숙한 분일수록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진행 도중 자기 질문이 "~죠?", "~아닌가요?"로 끝나고 있다면 멈추고 다시 묻는 연습을 하시면 좋습니다.

혼자 쓰고, 작게 나누고, 전체로 넓힌다

질문을 던지고 곧바로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라고 하면, 말이 빠른 사람과 직급이 높은 사람의 의견이 먼저 나오고 나머지는 거기에 맞춰집니다. 이를 막는 가장 단순한 구조가 개인 작성 → 소그룹 → 전체로 넓히는 방식입니다.

리버레이팅 스트럭처(Liberating Structures)라는 참여형 진행 기법 모음에 이 흐름을 정리한 1-2-4-All이 있습니다. 헨리 립마노비츠(Henri Lipmanowicz)와 키스 매캔들리스(Keith McCandless)가 정리한 기법 모음으로, 이름의 숫자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생각하는 사람 수를 뜻합니다.

  • 1 — 각자 조용히 자기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습니다. 이 단계가 있어야 조용한 사람의 생각도 종이 위에 먼저 남습니다.
  • 2 — 둘씩 짝을 지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다듬습니다.
  • 4 — 두 짝이 합쳐 넷이 되어, 겹치는 것과 다른 것을 가려냅니다.
  • All — 전체로 돌아와 각 그룹이 "모두가 들어야 할 것"을 하나씩 공유합니다.

진행자가 할 일은 단계마다 시간을 알리고, 전체 공유에서 한 그룹이 모든 것을 발표하지 않도록 "그룹당 하나씩, 앞 그룹과 겹치지 않는 것"으로 좁혀 주는 것입니다.

수렴 도구 — 묶고, 투표하고, 확인한다

벽이 포스트잇으로 가득 차면 수렴으로 넘어갑니다. 순서는 대개 이렇습니다.

  1. 묶기 — 비슷한 포스트잇끼리 모으고, 묶음마다 참석자가 직접 이름을 붙입니다. 진행자가 이름을 붙이면 그 순간 진행자의 해석이 결론에 섞입니다.
  2. 도트 투표(dot voting) — 모든 참석자에게 같은 수의 스티커를 나눠 주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묶음에 붙이게 합니다. 한 묶음에 몰아 붙여도 되고 나눠 붙여도 됩니다. 스티커를 붙이기 전에 투표 기준(예: "우리 권한 안에서 다음 분기에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말해야 표가 흩어지지 않습니다.
  3. 확인 — 스티커가 많이 모인 것을 읽어 주고, "이 결과를 오늘의 우선순위로 가져가도 될까요? 빠진 것이 있다면 지금 말씀해 주세요"라고 묻습니다.

도트 투표를 할 때는 모두가 동시에 붙이게 합니다. 한 사람씩 차례로 붙이면 앞사람, 특히 임원이 붙인 곳으로 표가 쏠립니다. 또 투표 결과는 결정 그 자체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신호입니다. 결정 권한이 의뢰자에게 있는 워크숍이라면, 투표 결과는 "참석자 의견은 이쪽으로 모였다"는 근거로 보고하는 것이지 그 자리에서 확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차장과 타임박싱 — 흐름을 지키는 두 장치

주차장(parking lot)은 지금 주제와는 다르지만 버리기 아까운 이야기를 적어 두는 벽면입니다. 주제에서 벗어난 발언이 나오면 끊는 대신 "좋은 이야기라 주차장에 적어 두고, 끝에서 어떻게 다룰지 정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발언자의 동의를 받아 한 줄로 적습니다. 핵심은 끝에서 반드시 다시 꺼내는 것입니다. 한 번도 다시 보지 않는 주차장은 참석자에게 "말해 봤자 묻힌다"는 신호가 됩니다.

타임박싱(timeboxing)은 순서마다 시간 상자를 정해 두고 그 안에서 끝내는 방식입니다. 시작할 때 "이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라고 알리고, 끝나기 전에 한 번 남은 시간을 알립니다. 시간이 되면 논의가 무르익었어도 일단 멈추고, 이어 갈지 넘어갈지를 참석자에게 묻습니다. 이어 가기로 하면 무엇을 줄일지도 함께 정합니다. 시간을 지키는 것은 진행자가 참석자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존중입니다.

어려운 순간, 진행자의 한 마디

아무리 설계를 잘해도 당일에는 계획에 없던 순간이 옵니다. 자주 오는 장면과 진행자가 할 수 있는 한 마디, 행동을 정리했습니다. 말은 그대로 외우기보다 자기 말투로 바꿔 미리 입에 붙여 두는 편이 좋습니다.

[표 4] 워크숍의 어려운 순간과 진행자의 대응
상황진행자의 한 마디행동
침묵 — 질문을 던졌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바로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죠. 먼저 각자 포스트잇에 한 줄씩 적어 보겠습니다."침묵을 서둘러 메우지 않는다. 말하기 대신 쓰기로 바꾸고, 질문이 너무 크면 더 작게 쪼개 다시 묻는다
한 사람 독점 — 같은 사람이 계속 길게 말한다"중요한 관점 감사합니다. 이 부분은 아직 말씀 안 하신 분들 생각도 들어 보고 싶습니다."핵심을 한 줄로 받아 적어 "기록됐다"는 안심을 준다. 돌아가며 한 마디씩, 또는 소그룹으로 전환한다
임원이 결론을 먼저 말함"방향 하나를 먼저 주셨습니다. 이것도 벽에 붙여 두고, 다른 안들과 함께 놓고 보겠습니다."임원 의견을 여러 안 중 하나로 시각화한다. 사전에는 임원에게 "결론은 마지막에" 역할을 부탁해 둔다
논쟁 과열 —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말한다"두 분 모두 같은 걸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적어 보겠습니다."사람이 아니라 쟁점을 벽에 적는다. 합의된 부분과 다른 부분을 나눠 보이게 하고, 필요하면 잠시 쉰다
주제 이탈"좋은 이야기라 주차장에 적어 두겠습니다. 끝에서 어떻게 다룰지 정하겠습니다."목적 한 문장을 가리키며 돌아온다. 주차장은 마무리 순서에서 반드시 다시 꺼낸다
시간 초과"이 순서의 시간이 다 됐습니다. 더 이어 갈지, 여기서 정리하고 넘어갈지 정해 주세요."연장을 진행자 혼자 정하지 않는다. 연장하면 뒤에서 줄일 순서를 함께 정하고, 끝나는 시각은 지킨다

표의 대응에는 공통 원리가 하나 있습니다.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말을 벽으로 옮깁니다. 독점하는 사람의 말도, 임원의 결론도, 과열된 논쟁도 일단 적어서 모두가 보는 자리에 두면 "누가 말했느냐"보다 "무엇이 적혀 있느냐"로 대화의 무게가 옮겨 갑니다.

임원이 결론을 먼저 말하는 장면은 당일보다 사전에 막는 편이 훨씬 쉽습니다. 의뢰 단계에서 "참석자 의견을 먼저 듣고 마지막에 코멘트해 주시면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고 부탁하면 대부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새로 팀을 맡은 리더가 팀 회고를 직접 진행해야 하는 경우라면, 리더 자신이 결론을 늦게 말하는 연습 자체가 리더십 교육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신임 리더 교육 설계는 신임팀장 교육 커리큘럼에서 다뤘습니다.

끝맺음 — 결정·보류·담당자·기한으로 닫는다

워크숍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로 끝나면, 다음 주에는 아무도 무엇을 정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무리 순서에서는 벽에 남은 것을 아래 네 칸으로 참석자와 함께 옮깁니다.

  • 결정 — 오늘 이 자리에서 정한 것. 결정 권한 안의 것만 여기에 둡니다.
  • 보류 — 의뢰자나 윗선의 판단이 필요한 것, 정보가 더 필요한 것. 누구에게 올릴지까지 적습니다.
  • 담당자 — 결정마다 이름 한 명. "우리 팀"은 담당자가 아닙니다.
  • 기한 — 담당자가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첫 행동이 구체적일수록 실행됩니다.

여기에 주차장 정리를 붙입니다. 주차장에 적힌 항목마다 "다음 회의 안건으로", "담당자에게 전달", "오늘로 종료" 중 하나를 참석자와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목적 한 문장을 다시 읽고, 오늘의 산출물이 그 목적에 닿았는지 한 마디씩 묻고 닫습니다.

사후 — 결과물 공유와 의뢰자 보고

워크숍의 진짜 산출물은 벽에 붙은 포스트잇이 아니라 참석자가 다음 날 받아 보는 정리본입니다. 공유는 기억이 식기 전에, 가능하면 다음 날 안에 보냅니다. 벽면 사진만 보내지 말고 결정·보류·담당자·기한 네 칸을 글로 옮겨 붙이고, 사진은 첨부로 둡니다. 정리본에는 진행자의 해석을 덧붙이지 않고 참석자가 쓴 말을 최대한 그대로 옮깁니다.

의뢰자 보고는 참석자 공유와 따로 합니다. 의뢰자가 알아야 할 것은 결과 목록만이 아니라 보류 항목 중 의뢰자의 판단이 필요한 것, 의견이 갈렸던 지점, 주차장에서 넘어온 이슈입니다. 이 세 가지를 짧게 적어 전달하면, 다음 워크숍을 맡길 때 의뢰자가 먼저 담당자를 찾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한이 지난 시점에 결정 사항이 실제로 진행됐는지 한 번 확인합니다. 워크숍의 효과를 반응(만족도)이 아니라 행동과 결과로 보는 관점은 교육 효과 측정, 커크패트릭 4단계의 3·4단계와 같은 생각입니다. 만족도가 높았던 워크숍보다, 한 달 뒤 결정이 실행되고 있는 워크숍이 잘된 워크숍입니다.

정리 — 진행자는 답이 아니라 자리를 준비한다

워크숍 진행은 강의를 잘하는 기술의 연장이 아닙니다. 진행자는 결론을 갖지 않고, 질문으로 생각의 방향을 열고, 구조로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꺼내고, 시간으로 결론까지 데려갑니다.

교육 담당자가 워크숍을 떠안았을 때 기억할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슬라이드보다 먼저 목적 한 문장·산출물·참석자·결정 권한을 의뢰자와 합의한다.
  2. 아젠다는 발산과 수렴을 분리해 배치하고, 수렴과 마무리에 시간을 넉넉히 둔다.
  3. 당일에는 목적·산출물·규칙으로 열고, 열린 질문과 개인 작성 → 소그룹 → 전체 구조로 목소리를 모은다.
  4. 어려운 순간에는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말을 벽으로 옮긴다.
  5. 결정·보류·담당자·기한으로 닫고, 정리본과 의뢰자 보고로 이어 간다.

강사를 섭외하던 자리에서 직접 앞에 서는 자리로 옮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교육 담당자는 이미 목적을 묻고, 참석자를 고르고, 시간표를 짜는 일에 익숙합니다. 워크숍 진행에 필요한 기술의 절반은 이미 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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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참여적 의사결정 다이아몬드와 그로운 존(groan zone)은 Sam Kaner, 『Facilitator's Guide to Participatory Decision-Making』(Jossey-Bass)을, 1-2-4-All은 Liberating Structures(Henri Lipmanowicz·Keith McCandless) 공식 소개를 바탕으로 요지만 재구성했습니다. 도트 투표와 주차장은 널리 쓰이는 일반적인 회의 진행 기법입니다.

한다현 대리 - 맑은소프트 블로그 전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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